관박쥐. [사진=도서출판 자연과생태]
라오스에 서식하는 박쥐에서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와 95% 이상 일치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3종이 새로 발견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 중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가장 가깝다. 코로나19 자연기원설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는 발견이다.24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네이처' 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네이처닷컴에 따르면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병원체 발견 실험실장 마르크 에르와 박사 연구팀은 라오스 북부 동굴에서 박쥐 645마리의 침과 배설물 시료를 채취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관박쥐(Rhinolophus) 3종에서 SARS-CoV-2와 95% 이상 일치하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체 세포 표면의 ACE2라는 수용체에 달라붙어 인간을 감염시키는데,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도 이와 거의 똑같은 수용체 결합 영역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논문은 정식 출간 전 논문을 모아놓는 '리서치 스퀘어'(Research Square)에 공개된 상태다. 아직 동료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호주 시드니대학 바이러스학자 에드워드 홈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처음 분석했을 때 수용체 결합 영역이 이전에 전혀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며 "이런 점에서 실험실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라오스 박쥐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를 통해 이런 결합 영역이 자연에서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했다.
연구팀은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 중 BANAL-52는 SARS-CoV-2와 96.8%나 일치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중국 남서부 윈난성 박쥐에서 발견된 'RaTG13'라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근연종은 96.1% 일치했으며, 약 40~70년 전에 공통 조상을 가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에 관해 더 많은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지만 아직은 연결 고리가 빠져있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예컨대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는 SARS-CoV-2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 세포 침투를 돕는 스파이크 단백질 내 '퓨린 분절 부위'(furin-cleavage site)를 갖고 있지 않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확인된 중국 중부 우한까지 옮겨가는 과정이나 중간 숙주의 존재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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