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과학계에 기록적인 발견이 넘쳤던 해다.
29일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지구에서 70억 년이 지난 별 먼지가 발견되는가 하면 일란성 쌍둥이의 유해를 묻은 3만 1000년 된 무덤이 발견돼 ‘가장 오래됐다’는 칭호를 얻었다.
또 미국 알래스카에서 출발해 11일 동안 뉴질랜드까지 쉬지 않고 날아간 새와 700km 이상 빛을 뿌린 번개는 ‘가장 길다’는 칭호를 얻었다. 다음은 2020년 한 해 동안 종전 기록을 돌파한 10건의 기록적인 사건들이다.
큰뒷부리도요 최장 연속 비행 기록 달성
긴 부리의 녹색 깃털을 지닌 철새 큰뒷부리도요(Bar-tailed godwits)가 지난 9월 16일 논스톱 비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4BBRW’라 명명된 수컷 큰뒷부리도요는 알래스카부터 뉴질랜드까지 1만 2200㎞를 11일 동안 쉬지 않고 비행하면서 최장거리 비행 기록을 세웠다. 이전 기록은 2007년 암컷 큰뒷부리도요(E7)가 수립한 9일 동안의 1만 1680km였다.
평균 몸길이 39㎝인 큰뒷부리도요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 목록인 적색목록(Red List)에 준위협(NT·Near Threatened)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 5월 9일과 11일 한국 서천 갯벌에서 발견됐는데 같은 달 21일 한국을 떠났다.
호주 해역서 세계 최장 관해파리 발견
호주의 해양학자인 네리다 윌슨(Nerida Wilson) 박사 연구팀은 심해 협곡을 탐사하던 도중 컴퓨터 영상을 통해 엄청나게 긴 끈처럼 생긴 물체를 발견했다.
물체가 생명체임을 직감한 그는 무인 잠수 로봇을 보내 그 모습을 촬영했다. 그리고 영상 속 생물체가 관해파리(siphonophore) 일종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6월 6일 윌슨 박사가 속한 슈미트 해양연구소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을 보면 거대한 물결처럼 보이는 긴 생명체가 바다 위에서 겹겹이 큰 원을 그리며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닷속에 그려진 등고선 같은 모습인데 그 길이를 측정한 결과 바깥 원 지름이 47m, 대각선 길이가 38m에 달했다.
이 생물이 발견된 곳은 호주 서부 해안 닝갈루 협곡이다. 이번에 발견된 이 생물은 해수면으로부터 670m 깊은 곳에 살고 있었는데 윌슨 박사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긴 해양생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8년 동안 태양 움직임 연속 촬영 대기록
뜨거운 태양을 오랫동안 촬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지난 2012년 영국 하트퍼드셔 대학의 한 학생이 맥주 캔과 인화지, 그리고 렌즈 대신 작은 구멍이 있는 핀홀 카메라(pinhole camera)를 제작해 태양을 촬영하고 있었다.
사진작가였던 레기나 발켄보르그(Regina Valkenborgh)가 촬영을 시도하고 있었던 곳은 베이프도베리 천문대였다. 그곳에서 장시간에 걸쳐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서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올해 들어 태양이 계속 촬영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었다. 2012년 이후 8년간 태양이 촬영되고 있었던 셈이다. 촬영된 사진을 보면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수많은 빛의 궤적들이 반복되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등껍질 직경 2.4m 거대 거북 화석 발견
지난 2월 12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약 800만 년 전 살았던 거북의 화석으로 등껍질의 직경이 2.4m에 달했다. 무게는 1145kg에 달했는데 친척 격인 아마존강 거북과 비교해 약 100배에 달했다.
이 거북은 멸종된 종인 ‘스투펜데미스 기오그래피쿠스(Stupendemys geographicus)’ 거북으로 남미 북부를 중심으로 1200만 년 전부터 500만 년 전까지 번성했다. 그러나 이처럼 큰 화석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3만 1000년 된 일란성 쌍둥이 유해 발견
지난 11월 6일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 저널에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오스트리아 크렘스 암 바흐트베르크에서 3만 1000년 된 무덤을 발견했는데 그 안에 3개월 된 일란성 쌍둥이 유해가 묻혀 있었다는 것.
이 유해가 발견된 때는 2005년이었다. 그러나 분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15년 동안 확인되지 않고 있다가 최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유해 주인이 누구인지 밝혀낼 수 있었다. 이 쌍둥이 유해는 지금까지 발견된 유해 중 가장 오래된 유해다.
호박 속에서 1억 년 된 홍합 게 정자 발견
그동안 정자(sperm)는 1억 년 이상 존재해왔다.
이런 사실이 호박 속에서 보존된 홍합 게의 거대한 정자를 통해 입증됐다. 백악기에 살았던 갑각류 정자는 미얀마 북부의 한 광산에서 발견된 원반형 호박 속에서 발견됐다. 연구논문은 ‘영국 왕리학회보 B’ 9월 16일자에 게재됐다.
미얀마르시프리스 후이(Myanmarcypris hui)란 학명의 갑각류인 홍합 게는 패충류로 분류된다. 물벼룩과 비슷하지만 석회질의 껍질이 있다. 몸길이가 0.5mm에 불과해 ‘씨앗 새우’라고 불리기도 한다.
호박 속에서 발견된 정자는 4개의 난자와 정자 덩어리였는데 이 정자들이 1억 년 된 정자로 밝혀졌다. 이전에 호박 속에서 발견된 정자는 5000만 년 전의 것이었는데 남극 대륙에 살았던 누에고치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물질 발견
지난 1월 13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흥미로운 내용의 논문이 게재됐다.
태양계가 만들어지기 전인 약 70억 전 다른 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됐다는 것.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견된 물질 중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과학자들은 별 먼지가 1969년 호주에 떨어진 운석을 통해 지구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전에 운석 안에서 발견한 가장 오래된 물질은 약 55억 년 전의 것이었는데 이보다 15억 년이 더 오래된 것이라고 밝혔다. 알갱이 입자의 크기는 가장 큰 것이 8㎛.
초당 33km 속도로 이동하는 소리 발견
소리는 어떤 재료를 통과하는지에 따라 속도가 변화한다.
이를테면 차가운 액체에 비해 따뜻한 액체에서, 고체보다는 액체, 기체 속에서 더 빨리 전달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질량이 낮은 원자 속에서 소리가 더 빨리 이동한다고 설명해왔다.
그래서 소리가 얼마나 빨리 이동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고체 수소 원자를 통해 초속 33km의 소리 전달 속도를 측정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론적 한계선인 초속 36㎞에 근접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스’ 10월 9일 자에 게재됐다.
브라질 핼러윈 축제 때 가장 긴 번개 번쩍여
지난 2018년 핼러윈 출제 때 브라질에서 거대한 번개(megaflash)가 번쩍였다.
지난 6월 세계기상기구(WMO)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이 번개의 대서양 연안에서 아르헨티나까지 700km 이상 이어졌는데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긴 번개로 기록됐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위성에 탑재된 기술을 사용해 이 번개가 2007년 미국 오클라호마 하늘을 비추던 번개보다 2배 이상 길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시간으로 보았을 때는 2019년 3 월에 아르헨티나 북부에서 발생한 번개로 17초 동안 이어졌다.
생물 화석 안에서 가장 오래된 내장 발견
지난 1월 10일 과학 저널 ‘네이처’ 지에 화석화된 내장에 대한 논문이 실렸다.
미국 네바다 주에서 클라우디노모르프스(cloudinomorphs)란 작은 튜브 모양의 생물 화석을 발견했는데 그 안에 5억 5000만~5억 3900만 년 전의 화석화된 내장을 발견했다는 것.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소화관 화석이라고 밝혔다. 이전 기록은 약 3000만 년 전의 것으로 클라우디노모르프스의 것이었다. 이 생물은 지금의 산호, 혹은 관벌레와 같은 생물체로 지구 생명체 탄생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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