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후 '비대면' 설 연휴에도 부모님 건강 챙겨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하면서 올해 설에는 전화 등으로 '비대면 명절'을 보내는 집안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직접 뵙고 부모님 건강을 살피는 게 최선이지만 영상 통화로라도 얼굴을 뵙고 안부를 물으며 건강을 살피는 게 좋다. 특히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걱정할까 봐 아프지 않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영상 통화 화면에서 나타나는 사소한 단서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의 조언을 얻어 영상 통화로 부모님의 건강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정리했다.
◇ 먼저 자녀에게 영상 통화를 걸 수 있으신지 확인하자
우선 부모님이 스마트폰의 영상 통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자녀들이 여러 차례 조작법을 알려드려도 어르신들은 영상 통화를 걸고 받는 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때 단순히 스마트폰 조작법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넘어가기보다는 혹시 집중력이나 이해력 등이 저하한 건 아닌지 살피는 게 좋다.
더욱이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상 통화 방법이 매우 간단해졌으므로 여러 차례 설명해도 스마트폰 조작을 어려워한다면 인지기능 저하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특히 인지기능 저하는 치매의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치매는 초기에 기억력 장애로 시작하지만, 진행되면 공간지각력, 계산능력, 판단 능력도 함께 악화해 결국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늦지 않게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 화면이 자주 흔들리지는 않는지 확인하자
영상 통화를 할 때 부모님의 화면이 너무 자주 흔들리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부모님 쪽 화면이 자꾸 떨리더라도 노화에 의한 현상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스마트폰의 무게는 떨림을 직접 유발할 정도는 아니다.
이때의 떨림은 근력 저하나 환자의 의사와 관계없는 불수의(不隨意) 움직임일 수 있다. 영양 상태 또는 복용하는 약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부모님께 가만히 있을 때도 떨림이 생기는지를 여쭤봐야 한다.
행동이 느려지고 자주 중심을 잡기 어렵다면 단순 수전증이 아니라 파킨슨병에 의한 초기 증상일 수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도파민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몸을 자유롭고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완전히 치료할 방법은 없지만 관리하면 충분히 증상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를 빠르게 찾는 게 중요하다.
◇ 얼굴 살이 전보다 많이 빠졌는지 확인하자
화면으로 보이는 얼굴도 꼼꼼히 봐야 한다. 볼살이 급격하게 빠졌다는 건 노년층의 건강 이상 신호일 수 있다. 볼살이나 턱 근육이 줄어드는 것은 근감소증을 나타내는 지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영양 섭취가 골고루 이뤄지지 않고 여러 이유로 제대로 식사하지 못하면 얼굴의 피하 지방이 빠지고, 음식물을 씹는 저작 능력이 떨어지면 턱 근육이 빠져 얼굴이 갸름해 보일 수 있다.
이때 턱 근육과 함께 저작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하면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삼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식사할 때나 약을 먹을 때 사레가 들리지 않는지를 함께 여쭤봐야 한다.
식사할 때 지나치게 채식만 하는 건 아닌지도 확인해야 한다. 치아 상태나 소화 불량 등을 이유로 육류로 단백질을 섭취하기를 꺼릴 경우 단백질이 함유된 음료나 파우더를 곁들여 식사하시는 것도 좋다.
◇ 양손의 엄지와 검지로 종아리를 감싸보도록 하자
근육과 근력이 떨어지면서 근감소증 위험에 처하지는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른 근육의 양 감소와 근기능의 저하가 동시에 나타난 상태를 말한다. 근육량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근육의 질이 함께 나빠지는 것이 문제이다.
노년기에 근육량이 줄어들면 낙상과 골절 위험은 물론 면역력이 약해지고 신체기능 저하에 따른 사회적 장애,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발생 위험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온몸의 근육량은 종아리 둘레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종아리 둘레로 상태를 가늠해보는 게 좋다. 근감소증 환자의 82%는 종아리 둘레가 32cm 미만이라고 연구도 있다.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할 때 양손의 엄지와 검지로 큰 동그라미를 만들면서 종아리 중 가장 굵은 부위를 감싸보도록 해야 한다.
장 교수는 "양손으로 만든 동그라미가 종아리 두께보다 커 여유롭게 감쌀 수 있다면 근감소증 위험이 6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고 경고했다.
부모님께 실내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의자 등을 활용해 다리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 등을 권하는 것도 좋다. 의자에서 앉았다가 일어나는 식으로 운동하거나, 의자에 앉은 채 천천히 한쪽 다리를 앞으로 들어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 평소 복용하시는 약상자를 비춰보게 하자
부모님이 평소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약을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병원 방문을 꺼려 제때 약을 처방받지 않았거나 약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봐야 한다. 고혈압약이나 당뇨약은 가장 단순하지만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이므로 임의로 중단해선 안 된다.
부모님이 여러 개의 약을 먹을 경우 어떤 약이 어떤 병에 처방된 건지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복용 지침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면 약봉지에 날짜를 적어두거나 휴대전화 알람을 설정해 제시간에 복용할 수 있도록 도와 드려야 한다.
jand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2/11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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