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가진 고령 환자는 향후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날 위험이 높아 관리에 주의가 요망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대종ㆍ이준영 교수와 핵의학과 김유경 교수 연구팀은 원내 기억장애 클리닉을 방문한 비치매 노인 74명을 대상자로 선정하여 이들의 임상적인 특징과 함께 혈액검사와 인지기능검사, 뇌 MRI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당뇨병이 인지기능장애 발병에 미치는 영향과 그 기전을 연구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Neurology> 10월호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에 따르면 연구진은 대상자를 제2형 당뇨병, 당뇨병 전단계, 정상 대조군 등 세 군으로 분류했다. 화소 기반 분석기법(voxel-based morphometry)을 통한 각 군의 3D-MRI 뇌 영상과 대뇌 백질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확산텐서영상(diffusion tensor imaging)을 비교ㆍ분석했다.
그 결과 고령의 당뇨 환자는 정상 노인에 비해 뇌 양측 소뇌 회백질과 전두엽 백질의 부피가 감소해 있었으며, 뇌 백질 미세구조에서 광범위한 손상이 관찰됐다. 당뇨병 전단계 그룹의 경우에도 정상 대조군에 비해 왼쪽 앞뇌섬염과 전두엽의 회백질 부피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제2형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와 같이 이상혈당증이 있는 노인은 당화혈색소(HbA1c) 및 인슐린저항성 수치가 높을수록 이에 비례하여 소뇌와 전두엽 회백질의 위축 및 전두엽 백질의 미세구조 손상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기능검사 결과 이상혈당증이 있는 노인은 전두엽 및 소뇌의 손상으로 인해 기억력과 언어능력, 반응속도, 집행기능 등의 다양한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되어 고령자에서 당뇨가 인지기능장애 발병의 유의한 위험인자인 것으로 판단됐다.
오대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혈당이 높으면 전두엽과 소뇌 사이의 연결을 손상시켜 인지기능장애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고령자는 평소 혈당조절이 되지 않을 경우 뇌에 구조적인 손상이 나타나며 점차 치매가 발병할 위험이 상승한다”면서 “당뇨병 또는 당뇨병 전단계로 진단받은 고령 환자는 엄격한 혈당관리와 함께 자신의 인지기능을 주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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